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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돌이_포토에세이

길거리에서 담배 피던 교복에 얽힌 사연

길거리에서 담배 피던 교복에 얽힌 사연              moviedori-포토에세이
길을 혼자 걷고 있었습니다.
언덕이였는대, 왼쪽 아래 푹꺼진 곳으로는 8차선 도로가 있었고, 반대편에는 제가 걷는 곳과 같은 높이의 길이 있었습니다.


-그림은 죄송합니다 ^^; 마우스로 대충 그리다 보니...
한무리의 교복들이 서있기에 뭔일이 있나 걷다가 쳐다 보았습니다.
멀어서 잘 안보여서 카메라를 꺼내서 줌으로 쭉 당겨 보았습니다.
전 혹시나 집단으로 한 아이를 괴롭히는 거면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했었지만, 다행히도 그런것은 아니였습니다.

입김이 아닌 무언가가 모락모락~

"에이그~ 쯧쯧쯧...나중에 끊기 힘들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거리에서 저리 모여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니 예전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예전에
집에서 나서는데 아파트 단지 전화박스에서 교복을 입은 애들이 모여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바쁜데 어떻게 할까 고민 하며 그냥 모른척 하고 갈까 하다가
집앞인데 저리 모여서 저러고 있으면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이 무서워할까 싶어 얘기를 해주어야 겠다 싶었습니다.

다가가서 좋게, 여기서 담배 피우면 어떻하냐고 그러지 말라고 좋게 얘기해줬습니다.
근데 갑자기 그 중에 가운데 있던, 아마도 그중에 대장으로 보이던 교복이 얼굴이 확 굳더니
"헷~"인지 "쳇~" 뭔지 알수 없는 헛바람을 내며 저를 노려 보았습니다.
그러더니 위압을 주려는듯 어슬렁거리며 '뭐 이런게 다있어'라는 듯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쪽손에 담배를 일부러 검지랑 중지에 끼어, 무슨 '마담'처럼 대놓게 보이게 들고 내려오며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그 전화박스가 제가 서있는 곳에 비해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는대
그 아이가 착각하는거 같았습니다.
아마도 제가 아래 있으니 무지 작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애들의 원래 계획은 저를 협박하려 저를 삥~ 둘러싸려는 듯 했으나.....

결론은
제 앞에 서서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턱을 올리며 저를 올려다 보더니, 조용히 피던 담배를 자기 주머니에 있던 담배갑에 비벼 넣으며 껐습니다.

참고로, 저는 키가 190cm가 넘습니다. 취미로 운동을 좋아하는대다가 편한 옷을 좋아해서 하필이면 그때 어떤 마크가 새겨진 체육복을 입고 있었구요...  ^^;

결론적으로, 큰나무 주위로 청색 스머프들이 둘러싸고 있는 모양새가 되었죠. ^^;

애들이 하는 행동이 처음엔 좀 거슬렸지만 어쨌든 조용히 담배를 끄니 좋게 얘기해야겠다 싶어서, "나도 어렸을때 피워서 어떤 기분인지 알지만 이렇게 아파트 단지 사람들 오가는데서 그러면, 나야 괜찮지만 여자들이나 애들은 무서워 할테니 그러지 말라"고 하며 타일렀더니 어느새 열중쉬어를 하고 있던 애들이 네~ 하고는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사실 전 군대가기전까진 담배를 입에 대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나도 너희들을 이해한다는 식의 얘기를 통해 그 애들이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주고 얘기를 해줘야 겠다 싶어 그렇게 얘기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 날 저녁
아는 형이 운영하는 재즈바에 일때문에 찾아갔었습니다.
근데 사장인 그 형은 없고 종업원만 있었기에 간단히 한잔하며 기다렸습니다.
나중에 그 형이 왔고 일 얘기를 하고 간단히 그 형이랑 한잔 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다 아까 낮에 교복들 담배 피던 얘기를 해줬더니
그 형 얼굴이 확 변하면서
"야! 너 내가 지금 어디 갔다 왔는지 알아?"라며 얘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요는
그 형이 오늘 친구가 갑자기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 갔다고 합니다.
그 형 친구는 다쳤는대, 그 이유가 길거리를 지나다 교복들이 떼로 몰려서 담배를 피우고 있기에 그러지 말라고 타일렀는대,
그 아이들이 알겠다고 하고는 돌아서 가기에
그 형 친구분이 제 갈길 가는데 , 갑자기 교복들이 몰려와서 벽돌로 뒷통수를....
그래서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것이였습니다.

교복들에게 담배피지 말라고 타이른 결과는
처와 애 둘 딸린 가장이 응급실에 실려가서 수술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해서
앞으로 알수 없는 휴유증은 물론이고,
경제적으로는 당장 수술비, 응급실비, 입원비, 치료비를 급하게 마련해야 하고
더구나 입원해 있는 동안 일도 못하니 돈도 못벌고,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빚만 늘게 생겼다는 것 이였습니다.

그 얘기를 하며 그 사장 형은 미간에 깊은 주름을 잡고
"임마 니가 키도 크고 덩치도 크니 걔들이 널 그냥 보내준(?)거지 그렇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 했어"며 , 뒷통수 조심하라며 담엔 절대 그러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 병원에 누워있는게 너(!) 일수도 있다며, 오늘 내가 병원만 두 군데 돌 뻔했다는 얘기를 했었을땐... 뒷통수가 스멀거렸습니다....

비겁한 자식들...

사실 냉정히 생각해보면 어릴적엔 괜히 숫컷본능이 충만해 하기도 했고,
저는 속으로 삭히는 타입이였지만, 또래중에 일부는 그 거친 야성을 제어하지 못하고 표출하는 아이들이 있긴 했었습니다.
그건 우리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런거 같고, 사실 우리 윗대나 아마 그 윗대에 윗대도 계속 그랬을 거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겁니다.
옳다 그르다는 옳고 그름의 개념이 아니라 통상적인 흐름이 그래왔다는 얘기입니다.
심리학 책에 '피라미드 벽에 써있다. 요즘 애xx들 싸가지 없다고' 라는 것처럼
기존 세대는 항상 신세대를 보며 불안해하고, 신세대는 항상 기존 세대를 낡아 빠진것으로 치부했었던거 같습니다.
세대는 그렇게 항상 서로부딪치게 되어있는거 같습니다.
부딪침의 결과가 얼마나 좋은 방향으로 가느냐,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 과정중에 얼마나 부딪치느냐의 차이만이 있을뿐...
그래도 어쨌든 '도'라는게 있는 법인데....


어떤 이유에서도
비겁한 짓을 하거나 폭력은 쓰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 뒤로도
아는 분이 지하철 4호선에서 담배피는 사람들이 있기에 피지 말아 달라고 조용히 얘기했다가
중국인들 여러명에게 둘러쌓여 심하게 큰 봉변을 당했다는 얘기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며 비겁한 대한민국의 현실에 분개하시기도 하셨구요... 


어쨌든

일종의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으면 합니다.
올은 일은 아니지만, 고속도로에서 서로 신호해주는 것처럼... ^^;

옳고 그름의 개념이 아닌,
현실적인 타개책으로
예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벌어질 일이고 계속 그럴테니..

-어른들은, 한참 또래 집단에서 으쓱해하며 힘자랑 하고 싶어 하는 애들의 특성을 감안해서 너무 몰아붙이지 말고 , 적당히 도망칠 구석을 두고 뭐라하고,
-청소년들은, 좀 자존심 상하는거 같고, 친구들 앞에서 소위 x팔린거 같아도, 그냥 어른들이니 적당히 체면 세워준다고 생각하며 대충 알겠다고 하며 얼버무리면
서로 자존심 안상하고 적당히 부드러운 선에서 끝낼수 있을거 같은대요...

어쨌든 이게 아니더라도
서로 '도'를 지키며,
제발 비겁한 짓이나 폭력없이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수 있기를...!!!

제일 싫어하는 '양비론'이 아닌, 서로를 배려 해주자는 의미에서

애들에겐  "너도 늙는다!"
어른들에겐  "당신도 그랬었다! (당신도 어렸었다!)"   ^^;

근대, 아무리 생각해도 벽돌 그건 절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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